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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by 하안태 2021.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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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책 고르는 방식

어떤 것을 읽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책을 고르지 않는다. 유명한 작가가 쓴 책이든, 아닌 책이든 상관하지 않는다. 눈으로 슬쩍 흘겨보다가 마음에 드는 책이 있으면 읽는다. 아무래도 슬쩍 보기 때문에 겉표지의 색감이라든지, 책 제목에 시선이 가는 것은 사실이다. 이렇게 책 고르면 좋은 것은 내가 알지 못하는 작가의 책도 읽어 본다는 점이다. 유스키 유이라는 일본 여성 사장의 이름도 알게 된 것처럼 말이다.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 리디북스 캡처

 

나의 책 읽는 방식

슬쩍 내 눈에 띄었다고 한들, 몇 개의 책은 중간에 읽다가 도중에 포기한다. 왜냐면 더 재밌는 책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나는 책을 다 읽고 다른 책을 보지 않는다. 한꺼번에 많은 책을 읽는다. 개수를 세어보진 않았지만 대략 1~7권 정도 사이다. 1권 읽을 때도 있고 동시에 7권을 읽을 때도 있다.

 

이번에 슬쩍 보고 발견한 책

노인과 바다를 읽고 있었다. 소설이 지겨워져서 다른 책을 구경해봤다. 그때 눈에 띈 책이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이었다.

오랜만에 유시민 선생의 책을 발견하게 된 것 같아 즐거웠다. 대략 1년 전쯤에 책을 읽었으니 너무 반가웠다. 더군다나 지금 나에게 가장 큰 관심사인 글쓰기를 주제로 담은 책이다. 얼마나 기분 좋았겠는가.

기분 좋은 건 좋은 거지만, 책은 최신 책이 아니다. 2015년에 출간한 책이니 벌써 6년이란 세월이 지났다. 2015년이 벌써 6년 전이라고 이야기해서 놀라기도 했지만... 어쨌든 출간한 지 시간이 조금 지났다.

 

본격적으로 책 이야기를 해볼까?

책 제목에도 나와 있다. 글쓰기와 관련한 책이다. 대한민국에서 어쩌면 가장 유명한 정치인이자 작가가 글쓰기를 알려준다고 하니 다른 책을 다 제치고 읽었다. (노인과 바다…는 나중에 논평하고…)

역시 유시민 선생 특유의 글 짜임새가 있었다. 매우 어렵기도 하면서도 쉽기도 하면서도 나름 철학적이기도 하면서도 매우 논리적인… 왜 학창 시절에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얼굴도 잘생긴, 그리고 심지어는 집까지 유복한 환경인 그런 친구들 한 명씩은 있지 않은가. 딱 그런 느낌이다. 정말 재수 없지만 그렇다고 미워할 수 없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글 짜임새가 재수 없지만(작가에게 재수 없다고 하는 게 아니다…그냥 느낌이 그렇다는 거…) 그렇다고 비판적으로 바라볼 건 없다. 왜냐면 재밌으니깐.

 

그래서 책의 주제는 뭐야?

전반적으로 책을 읽다 보면 작가가 하는 말은 하나의 꼭짓점에 도달한다. 즉, 본인의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를 가지고 최대한 쉽게 이야기하라. 사실 이것이 다다. 물론, 전개 방식이 있는 문학과는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 문학은 규정을 깰 수 있는 권력을 가지기 때문이다. 문학은 철수가 영희를 좋아하는 것에 별다른 근거가 붙지 않는다. 철수가 영희를 좋아하니깐. 하지만 논리적인 글은 다르다. 철수가 영희를 좋아하는데 이유가 필요하다. 예뻐서, 공부를 잘해서, 친절해서, 착해서 등등뿐만 아니라 누구나 논리적인 근거에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영희가 도랑에 빠진 철수를 구해줬기 때문에 철수는 영희를 좋아하게 되었다.

전체적인 주제는 저게 다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가 글 쓰는 습관 하나하나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일깨워 준다. 예를 들어서 지금 내가 방금 쓴 문장에서도 이상한 점이 있다. "잘못되었다는" 즉, 되었다는 수동 표현이다. 대한민국의 언어는 수동 표현이 없다. 사물을 인격화시키는 영어권과는 다르다.

이것뿐만 아니다. "돈의 흐름을 알기 위해서~" 라는 표현이 있다고 가정하자. ~의라는 표현도 일본 형식을 따른다. 띄어쓰기가 없는 일본 문장은 ~의()로 띄어쓰기를 표현한다. 하지만 이것이 대한민국으로 넘어오면서 의 뜻인 ~의가 단어마다 붙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일본에서도 띄어쓰기를 표현하는 단어인 것처럼, 문장에서도 ~의가 굳이 없어도 문장이 어색하지 않다. 즉, "돈의 흐름을 알기 위해서~" 라는 표현이 "돈 흐름을 알기 위해서"라고 표현해서 문장이 어색하거나 상대방이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이 외에도 잘못된 문장 습관을 바로 잡으려는 작가의 생각이 담겨 있다. 사실, 영어 표현이든, 일본 표현이든 잘못 쓰고 있다는 점은 알겠지만 쉽게 바꾸기는 어렵다. 하지만 어려워도 잘못 표현한 문장이기 때문에 최대한 순화하는 연습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쉽고, 쉽고, 쉽게 쓰자

작가의 말을 보면 최대한 많이 읽고, 최대한 많이 쓰라고 조언한다. 연습만이 살길이라는 명제가 글쓰기에도 통용되고 있다. 책을 읽는 것도 좋은 문장을 많이 익혀야지 글을 쓸 수 있다고 한다.

중언부언 이야기가 많다는 점은 그만큼 생각 정리가 잘 되어 있지 않다는 뜻이라고 한다. 생각이 줏대 있고 변함이 없다면 간단하게 표현할 수 있고 그러한 의지는 상대방에게도 도달할 수 있다. 그러니 쉽게 쓰기 위해 생각의 정리가 필요한 법이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

참 나도 잘못된 점이 많구나, 글 쓰는 취미를 가진 사람이 표현이 잘못되었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지금도 수동 표현은 잘 고쳐지지 않는다. 영어 표현도 굉장히 많이 사용 중이다. 하지만 좌절하지는 않을 것이다. 잘못 표현한 점을 깨닫고, 최대한 안 쓰려고 노력하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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