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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킹 - 짐 오타비아니

by 하안태 2021.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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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잘 때 우주 관련 다큐멘터리를 틀어 놓는다. 우주를 공부하는 사람이 아니지만 늘 우주에 대해 궁금해 왔기 때문이기도 하고, 우주 다큐멘터리의 내용과 성우의 목소리가 잠을 불러오기도 하기 때문이다. 여러 다큐멘터리를 듣고 있으면 항상 들리는 단어가 있다. 잠결에 듣는 단어이긴 하지만 이걸 매번 들으니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나오는 단어였다. <블랙홀>

우주를 공부하는 학생이나, 물리학 학생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아는 단어다. 이렇게 모든 사람이 알 정도로 널리 단어를 퍼트린 사람이 스티븐 호킹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2018년 3월 고인이 되셨지만, 그가 알린 블랙홀이 얼마 전 실제로 존재한다는 소식도 있었다. 어쨌든, 스티븐 호킹이 궁금해졌다. 도대체 무엇을 하는 사람이고 근육이 굳는 루게릭병에 걸렸어도 다양한 논문과 대중연설을 할 수 있는 의지가 어디서 나오는지도 알고 싶었다.

실제로 스티븐 호킹의 자서전이 있지만, 텍스트로만 구성되어 있었다. 텍스트로 읽게 되면 그의 삶을 잘 모를 수 있다. 그래서 어떻게 할지 고민하는 와중에 리디북스에서 "호킹" 만화책이 등장했다. 인터넷과 유튜브를 통해 스티븐 호킹을 검색한 쿠키 값이 리디북스에도 적용되는 건지 신기했다. 뭐 어쨌든, 그간 나의 책 리뷰를 본 사람은 알겠지만, 보통 처음 보는 장르인 경우 만화책으로 읽는다. 딱히 일부로 한 행동은 아니었지만, 지금은 첫 장르를 무조건 만화책을 읽는다. 그래서 어쩔 수 없었다. 호킹 만화책을 읽기 시작했다.

리디북스

책을 보면 알겠지만, 정말 자서전 성격의 만화다. 또한, 미국에서 쓰인 책을 번역해서 그런지 글 전체가 매끄럽지 않다. 매끄럽지 않다는 표현도 정확하게 "어떤 것"이라고 표현은 못 하겠다. 다만 추측을 해보자면 만화책은 한 컷에 그림과 글이 있다. 근데 글에는 수많은 공식들이 나열되어 있다. 우선 이 점이 매끄럽지 않은 이유일 수도 있다. 또한 위에서 언급했듯 미국 작가가 쓴 글이기 때문에 유머도 미국식으로 표현되어 있다. 이렇게 번역 투, 수학적 기호, 미국식 유머가 있어서 그런지 매우 매끄럽지는 않다. 굳이 따지자면 3가지로 구분할 수는 있겠지만... 아직은 3가지 분류도 마음에 들지 않는 건 사실이다. 3가지만 수정하면 매끄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뭔가 원초적인 문제가 따로 있을 것 같지만, 솔직히 이유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만약 미국식 표현과 우주에 대한 배경지식에 적응한 사람이라면 신경 쓰지 않고 읽으면 될 것 같다.

전체적으로는 매끄럽지 않다고 한들, 호킹의 삶에는 제대로 알 수 있었다. 특히나 루게릭병에 걸렸어도 어떻게 수많은 논문과 강연을 했을지도 파악 가능했다. 우선 루게릭병이 호킹의 삶과 정신을 지배하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 그리고 시민에게 우주에 관한 지식을 쉽게 전파를 했던 이유도 우주를 알고 싶어 하는 호킹의 열정 때문이다. 첫 번째 부인인 제인의 도움 없이는 혼자서 몸을 가눌 수 없을 때도 그는 온종일 우주에 대해 생각했다. 그러한 장면이 나오는 컷이 많이 있는데 지독하리만큼 우주만 생각했다. 또한 끊임없이 생각하는 호킹은 꿈에서까지 꾸면서 고민했다.

그의 지식이 학문적으로 인정받자 여러 곳에서 강연 요청이 들어왔다. 호킹은 어려운 학문임을 인정하고 어렵게 이야기하고자 했지만, 그의 유머는 전혀 그러지 않았다. 더군다나 루게릭병을 앓고 있어도 그의 열정은 시민들에게 모범이 되었고 그의 인생과 열정 그리고 학문적 지식으로 대중들이 우주를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의 삶을 돌아보며 부러운 점이 있다. 손을 사용할 수 없어 어려운 수학을 머릿속으로만 푸는 높은 지능이 아니다. 수많은 학문적 지식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있는 점도 아니다. 무엇보다 뭔가 한 가지를 파고드는 그 무언가이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잘하는지에 대해 잘 모를 것이다. 혹여나 그 무언가를 알게 되더라도 더욱더 깊게 지식을 얻고 싶어도 섣불리 그러지 못한다. 왜냐면 두렵기 때문이다. 안되면 어떡하지...

호킹에서는 나의 이런 고민, 무서움이 보이지 않았다. 그저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묵묵히 했다.

나도 호킹의 삶을 살고 싶다. 좋아하는 것을 알고 그것을 지속해서 노력하고 그것을 끊임없이 공부하는 삶. 학문적 지식을 얻거나 인생을 되돌아보기 위해 읽은 책이 아니지만, 나의 인생을 되돌아보게 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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