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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합니다 - 박소연

by 하안태 2021.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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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에게 이야기를 전달하는데 잘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 있었다. 늘 있었던 일이라, 이번에도 넘어가려고 했었다. 그런데 그쪽에서 "그래서 네가 하고 싶은 말의 주제가 뭐야?"라고 물어봤다. 그래서 나는 "아니, 그러니깐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 뒤의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내가 왜 상대방에게 이야기하려고 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는 것인가. 무엇을 전달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전달하려고 했던 것 아니었을까.

이러한 고민을 하는 와중에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합니다>를 발견했다. 마치 부족한 영양분을 섭취하기 위해 달려드는 늑대 떼처럼 책을 읽기 시작했다. 사실, 박소연이라는 작가가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른다. 책을 다 읽은 상태임에도 그녀가 누구인지 찾아볼 생각이 없다. 아주 위대한 사람의 생각만이 위대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을뿐더러 알고, 알고 있지 않든 나에겐 그 사람의 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나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들을 이 책에 적어주셨다. (사실 작가를 검색해보지 않은 이유는 빨리 이 책에 대해 리뷰를 쓰고 싶은 기대감? 혹은 흥분 상태? 이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합니다 - 박소연

어쨌든 이 책은 실무에서 필요한 지식을 설명해주는 책이다. 책에는 다양한 사례들이 등장한다. 예를 들어서 김 부장이 시킨 업무를 맡은 신입직원 김 사원은 완성된 보고서를 부장에게 제출하지만 계속 반려처리가 되었다. 한숨을 푹 쉬는 김 사원은 본 최 대리는 자초지종을 설명 듣고 김 부장이 누구에게 전달하는지, 그뿐만 아니라 그 누군가는 보고서를 왜 필요로 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는지에 관해 물어봤느냐고 질문했다. 최 대리가 한 말을 토대로 부장에게 다시 가서 물어봤고, 제출한 보고서는 반려되지 않았다. 뭐 이런 내용이다. 사실 스토리만 보면 어떠한가. 나는 솔직히 작가가 내 옆에서 나의 모습을 보고 작성한 글인 것 같았다. 즉, 회사생활에서 필요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다양한 사례를 넣어 설명해주고 있어, 몰입하기 딱 좋았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드는 점인 서문에서 밝혔던 나의 고민과 이 책의 주제와 무슨 상관관계가 있느냐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나의 고민과 책의 주제는 딱 들어맞았다. 나의 고민도 주제 없이 이야기하는 나의 버릇에 대한 고민이었지만 책에서는 보다 명확한 주제를 찾고 그것을 간결하게 이야기하라는 답변을 해주었기 때문이다. 몰입할 수 있는 책이기 때문에 엄청 빠르게 읽어갔던 것 같다.

이 책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부분은 "왜" 이다.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서 상대방 즉 고객이 원하는 '무언가'의 창출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 더 나아가 보고서를 받아보는 부장이나 이사 등, 상대방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보고서 안에 담아야 한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왜" 이다. 그들은 "왜" 보고서를 받아 보고 싶은지 먼저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서 공장 부지 선정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할 때, 부지에 대한 저당 설정이나 용적률 등에 대한 계획보다는 "왜" 그 부지여야 하는지에 대해 먼저 고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바로 주제와 연관된 것이다. 즉, "왜" 고민을 하고 나서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는 것이다.

나는 솔직히 고백하면 "왜"를 찾아보지 않았다. 그저 맡은 업무를 쳐내기 바빴다. 상사가 시킨 일에 대해 왜 시켰는지 고민하지 않았다. 그러니 당연히 "왜"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을 테고, 그러니 당연히 나의 보고는 "쓸모없는 보고" 이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왜에 따른 주제를 도출하지 않은 상태로 보고를 작성하니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말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을 듣는 상대방은 어지러웠을 것이다. 상사는 내가 하는 업무 외 다른 부분도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쉽게 이야기해서 업무는 많고 시간은 없다. 그리고 상사 대부분은 나보다 어른이다. 상사의 상사는 더 어른이다. 그렇다는 말은 뇌도 늙어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즉, 업무도 많은데 시간도 없다. 그리고 기억력도 감퇴하였다. 이러한 스트레스를 받는 상사에게 반려되는 보고서는 당연히 길고, 영양가 없고, 주제도 없는 글이다.

취업 준비를 해봤다. 자소서를 쓰기 위해서는 서두에 결론을 먼저 작성하는 두괄식은 거의 필수라고 일컬어진다. 자소서에서는 왜 두괄식일까? 혹시 고민해본 적 있는가. 나는 이번에 이 책을 읽고 생각해보니, 자소서를 읽는 사람도 나의 상사와 같은 사람인 것이다. 읽어야 할 자소서는 많고, 시간은 없고, 기억력이 감퇴하고 있는 사람이다. 즉, 그 사람에게 나의 자소서가 읽히게 하기 위해선 결론부터 제시해줘야 한다.

업무의 보고서도 마찬가지고 자소서도 마찬가지고 제대로 된 "왜"를 통해 "주제"를 선정하고 두괄식으로 적는 것은 "나"의 기준이 아니라 "너"의 기준으로 작성해야 하는 것이다. 어쩌면 당연한 수순인 방법을 왜 여태껏 깨닫지 못했을까. 그저, 말을 많이 한다고 해서 말을 잘하는 사람이 절대 아닌데.

나의 고민과 맞닿아 있는 책이라 그런지 남들한테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 되어버렸다. 아마 나와 같은 고민을 한 사람 많으리라 생각 든다. 회사에 다니는 사람은 무조건 고민할 수밖에 없다. 회사에 다니고 있는 사람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물론, 책 내용 중 상사들이 읽어야 하는 부분도 나오고 있으니 상사분들도 읽어 봤으면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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