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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생각] 나도 스마트폰 중독일까?

by 하안태 2021.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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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중독

혹시 최근에 휴대폰 없는 시간을 가져 본 사람 있는가? 짧은 시간이라도 좋다. 만약 이런 상황이 일어난 경험이 없다면 혹시 휴대폰 없는 세상을 꿈꾸어 봤는가? 아마 대부분의 사람은 휴대폰이 없는 세상은 달갑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휴대폰이 없으면 어떻게 살아갈지 모를 수도 있다.

 

지하철에서 꺼진 휴대폰

어느 날이었다. 집으로 오는 지하철 안에서 휴대폰이 꺼졌다. 나는 당연히 다시 켜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왜냐면 배터리가 없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는 왜 그랬는지, 무슨 정신으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휴대폰 충전을 하지 않았다.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없는 배터리를 조금씩 나누어서 사용했다. 결국 집까지는 버틸 수 없었다.

 

휴대폰이 없는 세상 | 오랜만에 당황

평소에 듣던 음악과 휴대폰에 있던 전자 독서가 없으니 한순간 멍하게 되었다. 시선 처리가 매우 불안했다. 요즘 같은 세상에서 누군가를 보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 뭘 어떻게 해야 할까? 본의 아니게 매우 당황했다.

그런데 순간, 과거 휴대폰 없이는 어떻게 살아왔는지 궁금했다. 예전에도 지하철이 있었고 그곳에는 사람이 있었다. 물론, 세월이 변하면서 시대상황도 바뀌었지만 어쨌든 나는 지하철을 그때도, 지금도 타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불과 몇십 년도 안된 시기에 나를 바꾸게 만든 스마트 폰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지금은 스마트폰, 과거에는 피처폰

지금의 스마트폰의 이름이 붙은 휴대폰이 나온 것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 대학교에 다닐 당시에만 하더라도 아이폰을 들고 다닌 동기생은 단 1명이었다. 나머지 학생은 당연히 피처폰을 사용했다.

피처폰을 사용한 사람이라면 잘 알겠지만, 요즘처럼 각종 애플리케이션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전화와 문자만 된다. 그나마 유행했던 게임을 다운받지 않는 한, 휴대폰은 정말 전화의 기능만 충실한 기기였다.

하지만 군대를 다녀와 복학하고 나니 내가 사용하고 있는 피처폰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카카오톡으로 공지를 한다고 하는데, 당시 내 휴대폰은 카카오톡이 깔리지 않았다. 결국, 필요의 악처럼 나는 피처폰을 버리고 스마트폰으로 바꿀 수밖에 없었다.

 

스마트폰 | 세상과 중독을 연결

말 그대로 스마트 폰은, 정말 똑똑한 휴대폰이었다. 각종 애플리케이션은 생산성 향상을 도와줬고 은행을 가야 하는 번거로운 일을 줄여줬다. 심지어 전화도 영상통화로 발전하여 멀리 있는 사람과 얼굴을 보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형태로 발전했다. 인터넷을 돈 주고 들어가야 했지만, 스마트폰 요금제 속에서는 Wifi만 연결할 수 있으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다.  피처폰에서 네이트를 들어가 검색을 하면 시간당 요금이 청구되었지만, 스마트폰은 그럴 걱정이 없었다. 손바닥만 한 기기로 모든 세상과 인간을 연결할 수 있었다.

이러한 세상 속에서 불과 몇십 년을 살아왔다. 이제는 스마트폰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가 되어 버린 것이다. 지하철에서 휴대폰이 꺼진 뒤, 주변 사람을 둘러봤다.

손바닥만 한 작은 세상을 단 1명도 빠짐없이 시청하고 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 스마트폰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스마트폰을 매일 보고 있으면서 없으면 불안한 증상을 우리는 보통 "중독"이라고 부른다.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 지하철에서 이렇게 휴대폰을 보고 있다

 

생각이란 걸 다시 하는 계기

스마트 폰에서 재밌는 내용이 많다. 그렇다는 건 혼자 고민하고, 생각하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뜻한다. 휴대폰 배터리가 꺼지고 나서, 정말 "할게" 없는 상태가 되어보니 그제야 고민해야 할 시간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쩌면 고민의 필요성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휴대폰에 재밌는 것이 나오니 고민을 잠시 뒤로 미루지 않았는가.

본의 아니게 휴대폰이 꺼진 뒤 나는, 생각이란 것을 했다. 과거에 어떻게 살아왔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이며 무엇을 하고 싶은지. 로또에 당첨되는 상상도 했고, 전망 좋은 곳에서 음식을 먹는 즐거운 상상도 곁들어서. 생각만으로는 세상 모든 것을 가질 수 있었는데, 스마트 폰 안에서는 오히려 자유롭지 않았다.

이런 계기를 통해 스마트 폰을 가방에 넣기 시작했다. 이어폰도 잘 듣지 않는다. 전자책도 잘 보지 않는다. 우리 주변에 있는 소음을 음악으로 삼는다. 책에서 인생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지하철을 타고 있는 사람에게서 인생을 배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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