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이 유일하게 없는 곳
이번 주에도 산에 올라갔다. 30도가 넘는 찌는 찜통 속에도 산은 시원했다. 코로나 4차 대유행에 맞서 KF94 마스크를 쓰고 간 산은 엄청 힘들었다. 날씨도 날씨인데 답답한 마스크를 쓰고 올라갔다. 지난주에는 KF-AD 마스크를 쓰고, 천천히 올라가서 54분 만에 정상에 도착했다. 이번 주에는 38분 만에 정상에 갔다. 지난주보다 답답한 환경 속에서 더 빨리 올라가니 BPM 180이 쉽게 넘을 수 있었다.
정상에 오르니 소음이 없었다. 산은 소음이 없는 곳이었다. 물론, 갑자기 사람이 많아져서 여기저기 사진 찍는 소리, 대화하는 소리가 즐비했지만 그래도 도심 속 소음보다는 없었다. 멍하니 하늘 아래를 살펴보니, 보는 것만으로도 소음이 들리지 않은 듯한 환상이 보였다. 정상에 오른 사람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우리 주변에 수많은 소음
도시는 많은 소음이 있다. 사람끼리 이야기하는 소리, 자동차 소리, 에어컨의 실외기 소리 등. 하지만 중요한 점은 소리의 소음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시각적인 소음도 있다. 예의 없는 사람을 보는 모습, 술 취해 비틀거리는 사람의 모습, 마스크 벗고 거리를 돌아다니는 모습 등
정말 많은 곳에서 우리는 소음을 받고 있다. 소음을 받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은 곧 나의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또한, 스트레스로 인해 "생각할 시간"을 빼앗아 갔다.
소음은 생각할 시간은 빼앗아 간다
나는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휴대폰도 소음 중의 하나였다. 시끄럽게 울리는 알람, 카톡 소리, 전화 등 나와 상관없이 울리는 소음이다. 반대로 유튜브 보는 소음, 음악 듣는 소음, 친구에게 전화하는 소음 등은 내가 자발적으로 낸 소음이다. 무음 속에서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스스로 소음을 유발하고 있다. 나는 이미 습관화된 것이다. 오히려 소음에 안정을 느꼈고, 생각할 시간은 자연스레 잊어 갔다.
괜스레 천장을 봤을 때
소음이 불편하지만, 소음을 만들어 내는 아이러니 속에서 나는 지내왔다. 문득 모순 상황에서 모순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무 것도 안 되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방법을 모르고 있는 와중에 문득 천장을 봤다. 휴대폰도 놓고 멍하니 천장을 바라봤다. 10여 분만 천장만 바라보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생각이 떠올랐다. 10분밖에 하지 못했지만 정말 오랜만에 잡생각이란 것을 해봤다. 잡생각 속에는 내일 일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계획과 앞으로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지에 관한 계획도 있었다. 물론,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사항이라 중요한 계획은 아니었다. 그저, 여기서 만족하는 건 내가 오랜만에 소음 속에서 벗어나 "생각 시간"을 갖게 된 상황이다.
앞으로는
나의 계획은 별일이 있지 않은 한, 일주일에 한 번은 산에 올라갈 것이다. 도심 속 소음에서 벗어나고 싶기 때문이다. 그리고 건강을 위해서다.
두 번째는 자의적인 소음을 줄여 볼 것이다. 휴대폰을 놓고, 컴퓨터를 끌 것이다.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면서 이런저런 잡생각이 무럭무럭 자라날 수 있도록 생각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이것을 통해 내가 무언가를 이루고자 하는 계획은 없다. 근육을 단련할 때도 운동과 휴식이 중요한 것처럼, 생각이란 것도 열심히 스트레스받음과 동시에 또, 열심히 쉬는 시간을 갖게 할 것이다. 그저 묵묵하게 생각 체력을 기른다면 앞으로 나의 인생이 바뀌지 않을까? 희망을 품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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