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얼마 전 개점한 더 현대서울을 방문했다. 요즘 다들 가본다는 새로운 핫플레이스 라고 하길래 가봤다. 솔직히 너무 예뻤다. 그런데 내 눈에 보이는 것은 다른 백화점과 다를 것 없는 배치도였다. 순간 너무 궁금했다. 서울 내에서 가장 큰 면적의 백화점이라고 하는데 왜 일반적인 백화점과 배치가 같을까. 왜 특이점 없이 배치했을까. 궁금했다.
본론 1
물론, 아무 곳이나 배치한 것은 아닐 것이라 확신했다. 거기다가 돈을 많이 내면 입구와 가까운 곳으로 배치한다는 사실도 아닐 거라 생각했다. 조사한 바에 따르면 내 생각은 당연히 틀렸다.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백화점은 쇼핑과 관련한 소비자의 형태와 심리분석이 매우 자세하게 들어간 종합적인 공간이라고 한다.
배치를 위해 소비자 분석하는 이유는 당연히 매출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한 논문에 따르면, "매장의 효율적 배치가 운영비용과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고(Troy, 2004) 고객의 구매를 유도하는 데 배치가 중요한 요소임은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되었다. (남익현 외 2, 백화점 매장의 효율적 배치)"고 한다. 매출이 가장 중요하기도 하지만, 또 다른 중요한 점은 브랜드의 긍정적인 이미지다. 소비자의 브랜드 인지도 순위에서 본인의 브랜드를 인지시키기 위해서는 배치가 중요한 것이다. 동일한 논문에 따르면 "명품을 단독 층에 배치하면 그 층은 소수의 고가구매 고객들이 자유롭게 쇼핑을 하면서 상류층의 이미지를 가지는 반면 다양한 브랜드를 섞어서 배치하면 대중적인 이미지를 준다"고 한다.
본론 2
단순히 입점한 브랜드의 영향력이 있고, 없고를 떠나 백화점 자체의 매출을 올리면서 동시에 브랜드의 이미지를 싣는 노력의 일환이 바로 백화점 배치라는 것이다. 현재까지 90년대의 배치를 계속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곧 아직 90년대 배치를 깰 만큼의 획기적인 배치방안이 나오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2021년 2월에 개점한 더 현대 서울도 전체적으로는 90년대의 배치에 따른 것이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백화점은 지하 1층부터 식품 -> 해외패션->여성 패션->남성 패션->리빙->식당으로 배치한다. 보통은 아래층이 가장 매출이 많다. 더군다나 쇼핑 가장인 여성의 소비 행태를 더욱 살려, 여성 제품은 보다 아래쪽으로, 남성 패션은 위층에 배치한다. 여성 패션 구간에는 의자가 있어 더욱 많은 매장을 둘러보고 밖으로 빠지지 않게 묶어 두는 역할을 한다. 반대로 남성 패션은 의자가 마련해 놓지 않는데 그 이유는 남성의 소비행태는 이미 살 것과 브랜드를 정해서 빨리 사서 나가는 특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식당가와 문화센터는 더욱 높은 층에 배치되어 있다. 식당으로 가기 위해서 수많은 매장을 거쳐서 올라가라는 뜻이 되고, 문화센터는 지역 주민을 위한 복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속뜻은 아니다. 문화센터를 높은 층으로 올린 이유는 백화점을 많이 방문함과 동시에 입점한 브랜드를 자주 노출 시켜 결국은 매출로 연결하려는 코스를 마련해두었기 때문이다.
본론 3
이러한 일반적인 백화점 배치를 요즘은 깨려고 노력하고 있다.
온라인 매장, 온라인 커머셜 발달, 그리고 이에 따른 소비자 형태의 변화 마지막으로 코로나 시국으로 인해 본의 아니게 오프라인의 활동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소비자의 생활 환경의 변화로 백화점 내에서도 다양한 실험을 시도하고 있다. 예를 들어, 롯데백화점의 안산점은 새롭게 리뉴얼을 했다고 하는데, 기존 배치 방식의 관행을 깨고, 지역 상권 맞춤형 라이프 스타일 백화점을 표방했다. 또한, 현대백화점 서울 무역센터점은 1~3층까지 해외 패션, 향수, 화장품 매장으로, 4층에는 리빙관 여성복은 5~6층으로 바꾸었다. 마지막으로 신세계 백화점은 강남점 지하 1층에 화장품 편집숍을 입점시켰다.
백화점 내부에서도 밖에서도 소비자 행태에 따라 배치 방법을 바꾸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어, 조금씩 실험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결론
사실, 백화점을 많이 가질 않는다. 나에게는 그렇게 필요 없기 때문이다. 백화점에 입점한 대부분 매장은 백화점 밖이 더 많고, 할인도 많이 해준다. 하지만 어릴 때 백화점과는 달리 요즘은 복합 문화의 일환으로 변화하고 있어 최근에는 더 많이 갔던 것 같다. 이렇게 소비자의 행동도 변화하고 백화점도 변화하고 있다. 소비자에게 무조건 물건을 팔기 위해 배치를 했던 백화점이 요즘은 소비자와 무언가를 함께 해가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 같다. 물론, 물건을 판다는 전제는 없어지진 않을 테지만.
어쨌든, 단순한 궁금증으로 시작한 내용이었지만 여태껏 나의 지식 밖에 있는 내용이라 흥미로웠던 것 같다. 혹시나 공간 마케팅을 지향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내 글이 참고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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