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에서 발표한 2020 대한민국 신뢰도 조사, 그리고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0 언론수용자 조사 위 2곳에 따르면 가장 신뢰도 있는 언론사 1위를 공통으로 선정했다고 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가 아니었다. 바로 NAVER(이하 네이버) 포털 사이트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신뢰도 높은 언론사로 뽑혔다. 이걸 본 나는 의아했다. 네이버는 분명 언론사가 아니다. 매체라고 하면 또 모를까, 미디어라고 하면 모를까. 언론사는 분명 아닌데도 그들 나름대로 언론사라고 규명했고 거기다가 진짜 언론사를 제치고 신뢰도가 가장 높다고 평가했다.
위 자료에서 네이버만 표기했지만, 나는 그 속에 분명히 다음카카오도 포함되어 있으리라 확신한다. 마찬가지로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 이슈 06권 1호를 보면 이러한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다. 20~40대까지 인터넷 이용률이 90%에 가깝다. 06권 6호에서도 매일 포털에서 뉴스를 본다고 응답한 사람이 70%에 가깝다. 그만큼 포털 사이트를 많이 이용하고, 포털 사이트의 대표적인 곳이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다. 그저 여기서 네이버만 표기한 이유는 진짜로 응답자가 네이버만 볼 수도 있겠지만, 네이버와 다음 둘 다 보는데, 설문지 답변에 따라 혹은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를 동일시한 오류에서 왔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이렇게 많은 사람이 보는 포털 사이트는 막강한 힘을 가져왔고 결국 진짜 언론사와의 신뢰도 차이에서 강하게 눌러 버릴 수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점이 있다. 언론사의 신뢰도 부분을 네이버가 다 뺏어갈 때까지 언론사는 과연 무엇을 했는지 궁금하다. 포털사이트에 신뢰도를 빼앗긴 것도 억울한데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20 보고서를 보면 전 세계 언론사의 신뢰도를 평가했는데 40개국 중 당연히 대한민국이 신뢰도 21% 40위를 차지했다고 발표까지 했다. 전 세계에서 신뢰도 순위에서 꼴등 하다 못해, 언론사가 아닌 포털 사이트에도 언론사 입지를 빼앗긴 것이다. 다시 한번 묻고 싶다. 과연 이런 상황이 지속할 때까지 언론사는 무엇을 했느냐 말이다.
네이버는 지난 2021년 2월 10일쯤 네이버 검색에서 급상승 검색어 서비스(이하 실검-실시간검색)를 2월 25일에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실제로도 25일 날 종료가 되었다. 습관처럼 네이버 포털 사이트에 들어가고, 실시간 검색 버튼을 눌러왔는데, 25일 이후부터 나의 마우스는 포털 안에서 길을 잃고 만 것이다. 실검을 종료한 이유가 있다. 아래 이미지를 보면 빨간색 테두리를 친 것처럼, 애초에 탄생 배경이 정보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불과 몇 달 전을 생각해봐라. 검색어의 조작은 물론이거니와 선한 영향력이었든, 악한 영향력이었든 언론사는 실시간 검색어로 정보의 다양성을 주지 않았다. 좀 더 명확하게 이야기하면 모든 "것"을 자신들의 트래픽을 위한 수단으로 삼고 있었다.
한때 토스 퀴즈가 유행했다. 정보의 다양성 결과를 나타내야 할 실검 순위에는 모조리 토스 관련 검색어밖에 나열되지 않았고 보다 못해 순위에 올라와 있는 검색어를 눌러 들어가 보면 이게 기사라고도 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필요 없는" 내용의 기사만 즐비했다.
나는 그간, 네이버의 정책 방향이나 언론사들을 향한 잣대에 대해 반대를 했었다. 너무 갑 of 갑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 그로 인해 양산될 피해에 대해서는 전혀 구제책이 마련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전재료를 폐지하면서 인링크 뉴스 안에 광고를 달게 해준 정책도 나름의 구제책이 있어 합당하진 않지만, 불합리하다고는 생각 안 했다. 그래도 정책변화에 있어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이번 실검 종료와 뉴스토픽 종료는 완전 팔 벌려 환영하고 있다. 이유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기자들이 기사를 쓰지 않고, 트래픽만 쫓아 왔으며 그러다 보니 포털사이트에 언론사 명함도 뺏기고 전 세계 신뢰도 순위에서 꼴찌를 하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앞으로의 대한민국 언론사는 어떤 방향성을 가져야 할까? 나는 과감하게 이야기 할 수 있다. 그리고 절대적인 성공법칙을 알려주겠다. (물론 세상 모든 이치가 100%가 없는 건 알지만…) 앞으로 언론사가 살 방법은 콘텐츠다. 제발 콘텐츠 해라고 조언하고 싶다. 콘텐츠라고 하면 너무 진부하지 않은가라는 비판도 받은 적 있다. 그때마다 나는 계속 말했다. 네이버가 6조에 가까운 연 매출을 찍은 이유는 콘텐츠 때문이라고.
네이버 탄생 초창기, 언론사에 전재료를 지급하면서 뉴스를 자신의 포털 사이트에 게시한 이유가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는가. 네이버 이해진 창업자는 애초부터 콘텐츠가 돈이 될 것을 알고 있었다. 아무리 언론사에 전재료를 주더라도, 콘텐츠로 더 많은 이점을 가져올지 알고 있었다. 네이버의 탄생, 그리고 네이버라는 기업, 그리고 창업자 이해진의 공통점은 영리적인 활동에 목표로 둔다는 것이다. 언론사에 전재료를 주는 것은 언론사를 위하는 길이 아니라, 상생이라는 이름하에 목표인 돈을 벌려는 과정이었을 뿐이다. 여전히 네이버는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캐나다의 ? 인수하고, K-웹툰 수출을 위한 발판으로 2014년에 미국 시장에 도전한 이후 출시 5년 만에 월간 순 사용자 1천만을 확보했다.
이처럼 네이버는 아직 지긋지긋하고, 뻔한 이야기인 "콘텐츠"로 여전히 엄청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언론사도 이러한 행위를 하지 못할 이유가 전혀 없다. 각자 언론사 방향에 맞는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세계 경제를 이끌 MZ 세대의 자료를 살펴보면 기꺼이 자신들이 원하는 콘텐츠에 비용을 지불하는 것에 전혀 거리낌이 없다. 즉,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가 있다면 그 무엇, 어떤 비용이 들든 간에 반드시 받아보려는 특성이 있다. 자신의 콘텐츠를 팔기 위해서는 당연히 콘텐츠의 질이 매우 중요하다.
언론사에 있어 콘텐츠의 질은 무엇인가. 당연하지 않은가. 발로 뛰어다니는 취재다. 세상의 소식을 전하기 위함이 언론사의 목적 아니겠는가. 그리고 기자가 실제 현장에서 느낀 경험을 적고, 같은 일을 반복하기 위해 혹은 나쁜 일이라면 반복하지 않기 위해 어떠한 방법이 있는지도 알려주어야 하지 않은가. 이런 것이 언론사가 확보할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콘텐츠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신랄하게 대한민국 언론사를 비판해 왔다. 하지만 이러한 비판은 진짜로 부정적으로 인식해서가 아니라 반대다. 애정이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언론사라고 하면 전 세계에서 봤을 때 그만큼 영향력도 있는, 통찰력이 있는 미디어라는 소문을 듣고 싶어서다. 작은 나라인 대한민국, 석유 한 방울 나오지 않은 곳에서 지금까지 경제가 커지고, 전 세계와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근성과 똑똑한 머리 때문이었다. 그러니 언론사에서도 근성과 똑똑한 머리를 이용해서 대한민국 언론사 위상을 올려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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