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글을 취미로 쓰고 있는 사람이라 그런지, 글 잘 쓰는 방법을 찾아본다. 그런데 여러 책을 보면 교집합으로 묶이는 요소가 간단히 쓰기다. Simple is the best 라는 말도 있듯이 가장 간단한 것이 최고이다. 이 점을 여러 책에서 강조하고 있다. 나 역시도 이를 받아들이고, 계속해서 글을 쓰고는 있지만 뭔가 모를 답답함이 가시질 않았다. 나에겐 글을 쓸 때 간단한 것 외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뜻일까? 그렇다면 더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아직 확실하진 않지만, 좀 더 중요한 요소를 찾은 것 같다. 바로 핵심 주제 선택이다. 하고자 하는 방향이 확실해지면 글은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우리가 멀쩡히 서 있고, 걷고 뛸 수 있는 이유도 척추가 턱 하니 중심을 잡고 있어서 가능한 것과 같다. 이처럼 핵심을 제대로 선정만 한다면 아무리 글이 길어도 읽는 사람에게 전달 가능성이 높다.
말과 글은 상대방에게 나의 정보를 전달하는 과정이다. 나의 정보라고 하면 내가 가진 생각이나 지식을 의미한다. 제대로 된 주제가 아닌, 흔들리는 주제로 이야기하면 상대방은 의도와는 다르게 이해할 가능성이 높다. 이것과 관련해서 재밌는 실험이 있다.
두 사람이 서로 벽을 보고 서 있어 보자. 쉽게 표현하기 위해 A와 B라고 이름 지어주겠다. A는 이어폰을 끼고 노래를 듣는다. B는 A가 듣는 노래를 맞추면 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A는 박자 소리만 낼 수 있으며 음과 노랫말은 부를 수 없다. B는 맞출 수 있는 확률이 얼마나 될까?
EBS 다큐프라임에 의하면 A는 B가 맞출 수 있는 확률을 50%라고 말했지만, 실제로 B가 노래를 맞춘 확률은 고작 2.5%밖에 되지 않았다. 즉, 거의 맞추지 못했다는 소리가 된다. 이처럼 내가 상대방에게 정확하고 제대로 된 전달하지 않으면 정보가 전달될 가능성이 작다. 그래서 우리는 제대로 된 방법, 즉 내 생각을 제대로 이야기하기 위해 각종 글쓰기 방법을 찾는 것이다. 하지만 너무 거기에 매몰된 것일까. 많은 글이 간단해졌지만, 오히려 주제를 잃어버린 글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비단, 타인의 글뿐만 아니라 나 역시도 주제 없는 글이 상당 존재했다. 겉에 보이는 모습만 매몰되어 혹시 원칙을 무시하지 않았느냐는 자책을 하게 된다.
내가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든 이유는 책 때문이다. 기획서와 관련한 책을 읽고 있다. (조만간 리뷰 쓸 예정이다) 거두절미하고, 책의 주제는 왜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계속 왜, 왜, 왜라고 이야기하니 계속 왜를 찾는 이유를 궁금해하다가 내가 글을 쓰는 방식까지 이어져 온 것이다. 지금까지 글을 쭉 보니, 몇몇 일부는 왜에서 시작하지 않았다. 그간, 글 쓰는 표현법에 너무 집중한 까닭이었다.
나는 앞으로, 다음과 같이 글을 쓸 예정이다. 첫 번째는 당연히 주제 선정이다. 주제 선정에 앞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왜 하고 싶은지부터 질문하며 답변을 찾아가겠다. 물론, 가장 좋은 글은 상대방이 원하는 정보를 담고 있는 글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초보인 것을 인정하고자 한다. (물론, 고수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즉, 단계별로 올라가 볼 예정이다. 두 번째는 사람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글로 태어날 수 있게끔 가꾸어 볼 예정이다. 최대한 접속사나 반복 어미를 줄이고 쉽게 다가갈 것이다.
왜라는 것, 그리고 주제에 대해 심사숙고하는 모습이 필요할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뭐 어쨌든, 본의아니게 책을 읽고, 깨달음을 얻었다.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각] 기존 생각과 다른 사람이 성공한다 (2) | 2021.03.08 |
---|---|
[생각] 네이버 실시간 검색 사라진 후, 언론사는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할까 (0) | 2021.03.05 |
[생각] 일 잘하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특징 (2) | 2021.03.03 |
[생각] 시시포스에게서 배우는 삶 (2) | 2021.02.22 |
[생각] 독서 리뷰가 좋은 이유 (2) | 2021.02.19 |
[생각]하버드생도 이렇게 하면 실패한 인생이 된다? (2) | 2021.02.1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