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인생과 카카오팝콘 게임과 같다

프렌즈 팝콘이란 게임이 있다. 카카오의 귀여운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퍼즐 게임이다. 해당 게임은 동일하게 생긴 퍼즐을 3개를 연달아 맞추면 되는 간단한 형식이다. 난이도가 상승할 수록 다양한 조건들이 존재한다. 3개를 맞춰 조건을 달성하면 해당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게 된다. 이런 간단한 게임에서 나는 이상하게도 우리 인생과도 같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게임에서 블록이 랜덤으로 떨어진다. 랜덤으로 떨어지는 블록을 이용해서 주어진 조건에 맞추어서 게임을 끝내야 한다. 어느 날 마지막 조건 1개가 남는 일이 발생했다. 조건 주변에 블록을 터트리면 스테이지를 넘어갈 수 있었다. 나머지 주변 블록도 1개만 나오면 되도록 모조리 맞추어놨다. (이건 내가 계획한 건 아니었다) 어쨌든, 나머지 2개의 블록 중 새로 나올 블록 1개만 나오면 되는데 안 나오는 것이었다. 결국 그때 스테이지를 넘어가지 못했다.

다음번에 또 게임을 했다. 비슷한 상황이 나왔다. 그때는 미리 2개의 블록을 완성하지도 못했다. 횟수가 정해져 있는데 아마 못 깰 것 같았다. 그래서 그냥 포기하고 주변에 남은 블록을 정리하는 느낌으로 무분별하게 3개만 맞추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내가 무분별하게 맞춘 퍼즐의 공간을 채우기 위해 랜덤으로 떨어진 블록들이 신기하게도 주변 블록과 같은 색깔이었고, 이것이 연달아 터지는 것이 아닌가? 결국은 남은 조건도 깰 수 있었다. 랜덤으로 블록이 나오는데 예상치 못했던 결과라서 그런지 매우 얼떨떨했다.

이때, 나는 인생과도 너무 같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첫 번째 사례처럼,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지만, 막상 계획을 치르기에는 어려운 건 사실이다. 막상 계획했던 일을 달성하더라도 결과는 안 좋은 경우도 많다. 반대로 두 번째 사례처럼, 계획하지 못했던 일이 결과만 두고 봤을 때는 내 인생에서 가장 좋았던 경험으로 나타날 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

나는 첫 번째 계획처럼, 늘 계획했고 계획한 대로 움직이는 나를 좋아했다. 그런데 계획을 세우는 건 좋았지만 스트레스까지 동반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목표를 계획했는데 막상, 결과까지 안 좋으면 스트레스에 더 스트레스를 받게 되었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다. 막상 계획했던 일이 결과까지 좋으면 두 배, 세배의 기쁨까지 왔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받아도 늘 계획하는 삶을 살았다. 더 큰 기쁨을 맞이하고 싶어서. 무엇보다, 성공하는 사람이 꼭 가지고 있는 인생에서의 패턴을 느끼고 싶었다. 그래서 나 자신의 인생을 계획했고, 패턴을 실행하려고 노력했었다. 안 되도 괜찮다고 다독거리며 살아왔다. 막상 힘들고, 지치면서.

그런데 웃긴 게 두 번째 사례처럼, 나에게 아무런 계획을 하지 않았는데도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도 많았다는 점이다. 심지어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일을 직접 경험해보면서 배운 것이 오히려 더 남았다. 예를 들어보면 예전 사업할 때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하지만 그곳에서 수많은 사람을 만났고, 매우 많은 배움도 얻었다. 만약 내가 그 사업을 하지 않았더라면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대학교 생활을 그리워했을 줄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사업은 내 인생에서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뜬금없는 일이었지만 내 인생에서 가장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가고 싶은 곳으로 가자. 원하는 곳을 가는 아이처럼

어느 날 TV 프로그램을 보는 와중에 유재석 씨가 나오셔서 그런 말을 했다. "나는 꿈이 없는데" 꿈이 없는데도 유재석 씨가 대한민국 명 MC가 된 것이다. 이상하지 않은가? 뭔가 인생에서 계획하고, 이를 실행하는 삶만이 성공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이 꿈이 없다고 하니 놀랐다. 유재석 씨는 아마도 특별한 뭔가를 기대하기보다는 지금 순간만 생각하는 것이 인생의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것 아닐까? 게임도 똑같았다. 막상 계획을 세우는 것도 좋긴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해당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기 위한 방법만 생각하고, 노력하면 되는 것이다.

그럼 너무 노력하는 삶보다, 훨씬 좋은, 가치 있는 삶이 될 수도 있겠다. 너무 계획적인 것에만 메여 있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