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영화를 봤다. 그것도 방역지침을 잘 준수하고 영화관에서 말이다. 휴대폰과 PC 화면이 아닌 엄청나게 큰 모니터로 볼 수 있는 영화관에서 말이다. 얼마 만에 영화관에서 보는 영화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걱정스러웠다. 첫째는 방역이 제대로 되었을까? 라는 두려움. 둘째는 영화가 재밌을까? 라는 두려움이었다. 결론은 걱정 2가지를 모조리 해결할 수 있었고, 나름 뿌듯했다.
솔직히 코로나로 인해 모든 산업이 거의 정지가 되었다. 한때는 친구를 만나게 되면 항상 듣는 말, 그리고 하는 말이 어떤 영화를 봤는데 혹시 그 영화 봤냐는 질문이었다. 코로나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많은 산업군 중의 하나인 영화관은 많은 사람이 방문하지 못했고, 위와 같은 일반적인 질문도 오랜 기간 동안 받지 못했다. 영화를 자주 보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뭔가 씁쓸함을 느끼고 있을 때였다.
나는 어려운 영화는 솔직히 잘 못 본다. 어렸을 때, 철학적인 영화, 독립 영화 등을 자주는 봤지만 커 가면서 오히려 흥미가 떨어진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좀 더 가벼운, 스낵처럼 간단하게 씹고 넘길 수 있는 영화를 보고 싶었다. 때마침 이번에 픽사와 디즈니가 함께 만든 영화가 개봉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영화 이름은 소울(soul)이다.
소울은 재즈 피아니스트를 꿈꾸는 초등학교 선생님의 이야기다.. 우연한 기회에 아주 유명한 밴드에서 피아니스트로 되는 제안을 받고 오디션을 봤다. 결과는 합격이었다. 신난 마음을 붙들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맨홀 뚜껑에 빠지게 되는데 영혼이 탄생하기 전으로 떨어지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영혼들의 멘토가 되고, 멘티는 수많은 멘토들을 포기하게 만든 영혼, 22였다. 스포일러일까 봐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못하겠지만, 영혼 22가 영혼으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6개의 특성을 모아야 했다. 5개의 특성은 다 모았지만, 마지막 1개의 특성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수많은 멘토들의 교육을 들었다. 영혼 22는 인간으로 태어나길 거부했다. 인간의 모습을 봤을 때 모든 삶이 무의미해 보였다. 바쁘게 살면서, 각자 목적에 맞게 달려가지만 허무한 삶을 사는 인간들이 불쌍해 보였다. 그래서 거부했다.
우연한 기회에 주인공의 몸으로 들어간 영혼 22는 인간의 삶, 인간의 행복에 대해 몸소 체험하게 된다. 본인이 영혼이었을 당시에 봤던 인간의 모습보다 훨씬 가치 있었고, 재밌었다. 매 순간 소중함을 느꼈다. 이것이 삶이고 행복임을 깨닫게 된다. 결국 마지막 특성 1개가 개방되면서 인간으로 태어난다는 내용이다.
딱히 감동이나, 재밌는 부분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내가 블로그에 글을 적는 이유는 나의 삶에 적용할 수 있는 '무언'가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인생이 무의미하고, 재미없는 것으로 어쩌면 표현하고 있을 수 있다. 큰 목적을 이루었을 당시 생각보다 볼품없었다는 허무한 느낌을 받았던 적도 있다.
취업을 '꿈'으로 설정하고 모든 젊음을 갈아 넣어 준비했었다. 막상 취업은 꿈이 아니라 내 인생을 살아가기 위한 작은 목표임을 뒤늦게 깨달았다. 하고 싶은 일, 해야 하는 일, 안정적인 일을 찾고 싶어 이런저런 일을 하다가 막상 생각한 일이 아니게 된다면 큰 좌절을 맛보게 된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조차 들었다. 하지만 우리의 인생의 큰 목적은 돈을 벌고, 쓰는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 있어서 '일'은 먹고 사는 데 지장 없을 정도로만 벌면 된다. 남들에게 아쉬운 소리 안 하고, 다른 사람에게 싫은 소리 안 하면 될 정도로 말이다. 물론, 다다익선이라고 나의 월급에서만큼은 다다익선이 좋다. 그런데,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돈'에 매몰되는 생활을 하면 불행하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우리 인생의 최종 목적은 무엇인가. 돈만 벌고 쓰고 싶은 것이 최종 목적인가. 개인마다 각자 원하는 삶, 그리고 목적이 있겠지만 적어도 나는 '돈'이 중요하지만, 최종 목적으로 삼고 싶진 않다. 나의 최종 목적은 되도록 많은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받고, 좋은 영향을 주는 삶이다.
영화 소울은 애니메이션이다. 아이들과 함께 봐도 좋은 만화이고, 연인과 친구와 봐도 좋은 만화다. 하지만 이번 영화만큼은 혼자서 봐도 좋겠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 단순히 '재미'를 넘어 인생에 울림을 주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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