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토록 공부가 재미있어지는 순간 - 박성혁

책의 겉표지가 상당히 자극적이다. 민사고 학생들이 '성경'처럼 반복해서 읽는다고 한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적어놓았길래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인재라고 일컫는 민사고 학생들이 반복해서 읽을까? 궁금했다. 안 그래도 공부법이나 공부에 관심이 많은 나로서는 지나칠 수 없었다. 바로 구매해서 읽기 시작했다.

우선, 결론부터 이야기해보자면 에세이 성격이 강하다. 본인의 생각이나 본인의 공부법, 그리고 자신만의 스토리를 담아 놓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지루하지 않았다. 문체 자체가 담담했다. 어떠한 감정의 변화도 없는 듯 일정한 어조로 이야기하고 있어 생각보다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작가의 생애를 좀 찾아보고 싶어 검색을 해봤는데 당최 관련 자료가 나오지 않는다. 지금 뭐 하고 있는지 몇 살인지조차도 나오지 않는다. 그저 이전에 출간했던, 나비의 꿈 밖에 나오질 않는다. 그나마 작가의 소개에 나왔든 원하든 학교 모두 합격 통지서를 받았다는 이야기가 다다. 지금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지금의 삶은 어떠한지 궁금한데 정보가 없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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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용으로 돌아가서 이 책은 공부하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15살에 늦었다고 생각하는 내용이 지금의 내 나이에서 봤을 땐 어이가 없게 느껴지기도 했다. 한편으론 당시에 얼마나 심각했는지 내가 작가가 되어 보지 않는 한, 알 수 없다. 한 가지 알 수 있는 것은 15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늦었다고 생각을 했고, 이를 절실함을 통해서 극복했다는 점이다. 3살 아기에게도 배울 점이 있다고 했지 않았는가. 나는 당시 15살 작가에게 배웠다. 특히나 사춘기에 접어든 나이에 사랑과 우정은 절대로 버릴 수 없다. 나도 15살을 겪어봤기 때문에 잘 안다. 사랑과 우정이 없이는 단 하루도 생활할 수 없었다. 그것을 놓치게 된다면 내 인생을 예상할 수 없다는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래서 꽉 쥐고 있었다. 그런데 작가는 공부를 위해 이 모든 것을 놓으려고 했다는 점이 대단한 것이다.

작가는 절실하게 공부하고, 최선을 다했다고 이야기한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겠지만 주변에 보면 열심히 했는데 안타깝다, 혹은 최선을 다했는데… 죽을 만큼 했는데 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작가가 하는 말은 가슴에 손을 얹고 정말 열심히 했는지 물어보라는 것이다. 정말 열심히 하였는가. 정말 최선을 다했는가. 정말 죽을 만큼 했는가. 문장을 보면서 낯이 매우 뜨거워졌다. 사실 말하는 것에 비해 정말 열심히 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입 밖으로만 꺼내면서 막상 실천하지 않았다. 지금은 어른이지만 여전히 어릴 때 쓰던, 관심받으려고 했던 말의 습관을 못 고치고 있다. 정말 부끄러웠다.

15살에 배웠던, 그리고 느꼈던 점을 적은 에세이의 글에서 나는 개그맨 김제동의 향이 났다. 정치 성향이나, 개그 성향을 다 떠나서 나는 그의 말을 좋아했다. 특히나 <그럴 때 있으시죠?>라는 책은 2번 이상 읽었던 것 같다. 개그맨 김제동 씨는 모든 힘을 다해서 그 사람을 공감해주고, 같이 아파해준다. 책에서도 그러한 느낌을 강렬하게 받았다. 그래서 힘들 때마다 읽었는데 정말 도움이 되었다. 이 책도 민사고 학생들이 성경처럼 읽는 책이라고 되어 있다. 실상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공부 스트레스로 힘든 학생을 위로해주는, 공감 어린 말로 그들을 보살펴주는, 그렇게 하려는 목적을 가진 책이다. 민사고 학생뿐만 아니라 어른이 읽어도 충분히 김제동 책처럼 따뜻한 손길을 받을 수 있었다.

공부와 관련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실상은 따뜻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어린 조카에게 혼나는 삼촌의 느낌을 받았다. 어리다고 얕보거나 무시하는 성격은 아니지만 어린 친구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받았다. 공부의 본질이 무엇인지 알고, 이를 절실하고 정말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그리고 긍정적인 생각을 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책, 정말 추천하고 싶다. 공부하는 학생에게 어울리는 책이긴 하나 개인적으로는 어른, 특히 공부하는 자식이 있는 부모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