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코로나 라이브

며칠 간, 코로나 확진자 수가 500명을 웃돌았다. 특히나 수도권 지역으로 확진자가 많이 나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조금 특이하게 지방에서도 많이 나왔다. 그래서 그런지, 전국적으로 코로나 방역 2단계를 발표했지만 썩 효과는 좋아 보이진 않는다. 물론,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약 2주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는 하지만, 체감상 그렇게 효과가 좋진 않다. 가령 9시에 문을 닫아야 하는 음식점이나 술집을 들여다 봐도 마찬가지다. 9시에 문 닫는 것에 크게 개의치 않는 듯, 많은 사람들이 앉아서 음식 및 술을 먹고 있는 장면을 여럿 봤다. 방역을 철저히 해야하며, 환기도 잘 시켜야 하는데, 그런 경고쯤은 무시하는 것처럼 다닥 다닥 붙어서 먹는 모습이다.

추석 전날 코로나 검사 결과가 나왔다. 당연히? 운이 좋게? 음성 받았다. 당시에 내가 클럽은 갔던 것도 아니며, 술을 마셨던 것도 아니다. 그냥 집 앞에서 밥을 먹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해당 음식점의 직원 중 한 분이 코로나 확진을 받았고 이에 따라 약 2주간 가게를 방문한 모든 사람을 조사 했었다. 나 역시 기간 내 방문을 했으니 당연히 조사를 받았다. 솔직히 코로나, 코로나 하지만 너무 멀게만 느껴졌다. 어떤 동네에 몇 명 나왔다더라. 혹은 어떤 곳에서 확진 판정 받았다더라. 대화만 했는데 걸렸다더라. 등의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은 나머지 이제는 이런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피곤했었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는 나에게는 너무 멀게만 다가왔었다. 또 나랑 크게 관련이 없어 보였다.

그런데 검사를 받은 뒤부터는 생각이 180도 달라졌다. 집 앞에서 이런 일이 있으니 너무 두려웠다. 검사 통보를 받은 직후부터 집 밖에도 나가지 않고, 가게를 방문했던 이후에 만났던 사람에게 모조리 연락을 돌렸다. 만약 양성 판정을 받게 된다면 나를 만났던 사람도 똑같이 검사를 받아야 한다. 너무 미안한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나를 만난 사람은 또 다른 사람을, 다른 사람은 또 다른 사람을 만났을 것이다. 나로 인해 벌어진 영향이 점차 넓어지는 것이다. 이게 무슨 민폐인지. 솔직히 양성 판정 받아서 아프다는 걱정보다는 이것을 더 걱정했었다.

코로나 라이브 메인화면 캡쳐 / 클릭해보면 바로 접속 가능하다.

만약 이러한 사건이 없었더라면 나 역시도 분명 거리두기가 정확하지 않은 음식점에서 아마 별 생각 없이 음식을 먹었을 것이다. 자연스럽게 친구를 만났을거고, 술 한잔 기울였을 것이다. 위와 같은 경험으로 이제는 웬만해선 집에서 밥을 먹는다. 카페도 앉아서 음료를 먹지 못하게 되었으니 더더욱 나가질 않는다. 하지만 음식점에서 음식을 먹는 사람도 솔직히 이해 간다. 왜냐면 지금 코로나의 영향력이 1여년 가까이 된다. 즉, 지쳤다는 뜻이다. 언제까지 주변 지인을 만나겠는가. 특히나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업체 미팅을 언제까지 미룰 수 있겠는가. 또한 직접 사람을 만나야 하는 직업인 경우, 언제까지 고객을 안 만날 수 있겠는가. 사람을 만나야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고 이는 곧 경제의 활성을 뜻한다.

내가 지금 이 글을 적는 이유도 별 다른 뜻이 없다. 만날 수 있으면 만나야 하겠지만 지금 시국에는 잘 만나야 함을 말하고 싶다. 뉴스에서는 코로나 확진 받은 사람과 1시간 동안 같은 공간에 있어도 음성 판정을 받은 사람의 이야기가 나온다. 자동차 안에서도 각자 마스크를 잘 쓰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금에서 마스크가 크게 도움 된다는 말이다. 사람을 만나 음식 먹고, 술 먹는다고 하더라도 마스크라는 존재를 잊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다.

코로나 라이브라는 사이트를 보면 실시간으로 확진자 추이가 나온다. 전국 종합으로 볼 수 있고, 지역별로도 볼 수 있다. 많은 인구가 집중되어 있고, 내가 사는 곳이라 서울 쪽으로 계속 확인하고 있다. 나랑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알고, 코로나 라이브 사이트를 자주 보면서 피로감을 푸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쪼록 코로나 사태가 빨리 끝나서 자유롭게 놀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