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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어떻게 살 것인가 - 유시민

by 하안태 2020.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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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시간, 한 숟가락을 떠 입안에 넣었을 때 내 입맛과는 반대의 음식이 있다. 그런데 주변 사람들을 보니 잘 먹고 있는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먹기는 했다. 다시 찾을 맛은 아니라는 것 직감하지만, 며칠 뒤 점심시간에 그 맞지 않은 음식이 계속 생각난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나 같은 경우에도 이런 적이 많이 있는데 대표적인 주자가 평양냉면이었다. 국은 간이 되어 있지 않아 밍밍하고, 면발은 툭툭 끊어지는데 어쩔 수 없긴 먹긴 했다. 그런데 계속 생각난다. 지금도 글을 쓰면서도 생각이 나 침이 고이는 중이긴 하다.

어쨌든 이렇게 서두를 길게 적은 이유는 유시민의 책을 읽었기 때문이다. 유시민 작가는 나에게 이런 존재다. 입맛에 맞지 않은 음식을 먹는 그 찡그림이 항상 있지만, 뒤 돌아보면 항상 생각나는 사람이다. 글도 그렇고 안에 내용도 그렇고 전반적인 흐름도 그렇다. 찡그림 뒤에 땡기는 맛이 있다.

이번에 읽은 책은 유시민의 "어떻게 살 것인가" 이다. 2013년에 첫 출판이 되었다고 하니 지금 약 7년이 지난 책이다. 트렌드에 민감한 주제가 아니니 지금에서도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작가의 통찰력이라고 해야할까? 아니면 어쩌다 그렇게 된 것일까? 어찌됐든 이런 글을 읽게 해준 작가에게 고마움을 표현한다. 허나, 고마움은 여기까지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눌러담은 글에 대해서는 비판하지 않겠다. 왜냐면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할지언정, 그 사람의 생각이 틀리진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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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비판하는 이유는 딱 한가지다. TV나 강연을 통해서 이야기했던 내용을 그대로 적혀 있기 때문이다. 제일 유명했던 항소이유서도, 항소이유서를 적기 이전과 이후의 상황이나 당시의 생각 등도 너무 많은 이야기를 들었던 내용이다. 자신의 생각을 아낌없이 풀어야하는 건 작가의 소명이겠지만, 당시의 상황과 지금의 상황, 그리고 읽고 듣는이에게 맞는 철학을 전파하는 것도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책에는 안타깝게도 그 상황에 대한 이야기만 있지 지금의 상황 속에서는 별다른 특이함이 없다. 오히려 특이함이 없는데 특이함이 있는것처럼 포장을 하신 것 같다.

그리고 매번 하는 말이긴 하지만, 유시민 작가의 글을 보면 너무 어렵다. 배경지식과 이해의 수준이 아닌 것 같다. 너무 복잡하게 쓰여있고, 너무 많은 이야기들이 적혀 있었다. 읽는 내내 집중이 안되었다. 전반적인 내용은 아버지가 자식에게 하는 전수하는 인생의 법칙? 같은 느낌이었다. "열심히 배우면서 피해를 끼치지 말며, 꾸준히 사랑하고 일하면서 살아라~" 책 내용을 함축적으로 적은 글귀이긴 하지만, 많은 뜻을 담긴 말이기도 하며, 그러한 내용들을 풀어서 적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도 나는 한 숟가락의 찡그림 뒤에도 계속 생각나는 유시민 작가의 책을 계속 읽을 예정이다. 나와 입맛이 맞지 않아도 주변 사람들은 입맛에 잘 맞듯이, 이 책을 보면서도 분명 좋은 생각을 얻으신 분들도 많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생각을 하려면 읽어야 한다. 좋은 책과 나쁜 책을 나누기 이전에 나 스스로가 직접 판단하는 결단력을 얻기 위해선 읽어야 하지 않을까? 유시민 작가의 어떻게 살 것인가 읽어 보시길 추천 드린다.

어떻게 살 것인가
국내도서
저자 : 사라 베이크웰(Sarah Bakewell) / 김유신역
출판 : 책읽는수요일 2012.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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