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 씨의 이상한 마음가짐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유재석 씨의 이야기다. 누구나 알고, 좋아하는 국민 MC이자 유느님인 유재석. 우연한 기회에 유재석 씨와 관련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의문이 생기는 이상한(?) 가치를 지닌 사람인 것을 알게 됐다. 내가 느낀 생각을 적어보겠다.

유재석의 동고동락

20대와 30대

29살, 친구와 이야기할 때였다. 오늘 새해가 지고, 내년이 떠오르면 앞에 3자가 붙는다. 즉, 내 나이 30살이 되는 것이다. 30살은 20살이 되는 것과는 느낌이 달랐다. 어느새 어른이 되어 있는 것 같았다. 20살이었을 때는 주민등록증을 검사하고 술집에 들어가는 맛이 있었다. 많이, 적게 먹고를 떠나서 그저 그런 치기 어린 행동이 좋았다. 당당하고 싶었다.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서 당당히 "성인" 타이틀을 달고 싶었다.

10년 후, 내 나이 30살이 되었다. 숙취에 뒹굴뒹굴하면서 부모님을 찾을 수 없다. 주민등록증을 깜빡하고 안 들고 와도 아무도 나에게 검사를 하지 않는다. 혹시 이때, 검사하면 당황하지 않고 조용히 나가는 나이다. 술기운에 비틀대는 학생을 보면서 부럽다는 생각도 하는 그런 나이다.

30이 주는 의미는 이처럼 어린이와 어른의 경계인 것 같다. 무언가 30년을 한 사람과, 안 사람의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지금 나이를 빗대어 설명했지만 유재석 씨의 경력 30년은 어른의 그런 마음가짐인 것이다.

 

데뷔 30주년, 왜 축하 파티를 하지 않았을까?

성인식을 마친 사람에게 축하와 선물을 준다. 공식적인 성인식이 없는 대한민국에서도 20살 1월 1일이 되면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받기도 한다. 그런데 무려 30년 동안 한 가지의 일만 한 사람에게 축하 파티를 열지 않았을까?

본인이 열지 않았든, 주변에서 열어주지 않았든 결과는 아무 일도 없었다. 분명 축하해주어야 하는 기념일이고, 30년 동안 한 일만 한 사람은 스스로 대견스럽게 느껴도 될 정도로의 기념이다. 그런데도 아무런 소식 없이 흘러갔다. 나는, 이렇게 한 까닭은 유재석 씨의 마음가짐에 있다고 생각한다.

 

유재석의 마음가짐?

TV 프로그램에서 그의 마음가짐을 알 수 있다. 무한도전 방영 당시, 담배 끊기가 어려운데 "프로그램"을 위해서 끊었다고 한다. 바쁜 와중에 매일 2시간씩 운동을 하는 이유도 "프로그램" 때문이었다. 예능 선택에 매우 까다롭다고 소문난 그는, 다작하지 않는다. 이것 역시, 본인이 선택한 "프로그램"에 열정을 쏟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른 사치를 하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검소하다는 말보다는 사치하지 않는다는 것이 더욱 정확할 것이다. 그는 전세가 13억 아파트에 살고 있으며 매우 비싼 차를 소유하고 있다. 그런데 그것 말고는 아무것도 사치품이 없다.

그는 이것에 대해 딱 한 마디 했다. "필요가 없어서요"

 

명품은 필요가 없었다.

그는, 명품 말고도 다른 국내 차량을 이용하면 됐었고, 시계도 시간만 잘 맞으면 됐었다. 필요하지 않아 사지 않았을 뿐이라는 그의 말이 현대 사회에는 조금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필요 없어서 무언가를 하지 않는다는 유재석 씨는 아마 데뷔 30주년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30 주년이든, 40주년이든 기념 파티는 필요 없었을 것이다. 돈을 아끼는 것이 아니라 그에게는 30주년이 그저, 평소와 같을 것이다.

 

본인 희생과 끊음

그는 계획이 없다는 사람으로 유명하다. 계획하면서 스트레스받는 행위가 너무 싫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런데 그는 계획은 없을지언정,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버릇을 지니고 있다. 오늘 본인을 모조리 희생한다. 예능 프로그램을 위해서 자신을 하얗게 불태우는 것이다. 사람은 그것을 보고 웃었으며, 때로는 고맙다는 생각까지 하는 것이다.

유재석 씨의 마음가짐과 인터뷰 등을 보고 있으면, 다른 세상에서 온 인물 같다. 그의 팬 카페가 BTS보다 클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BTS 안티팬보다 유재석 씨의 안티 팬이 훨씬 적다는 사실이다. 모두에게 인정받으며, 모두에게 사랑받을 확률은 거의 0%에 가깝다. 이렇게 어려운 일은 유재석 씨는 해냈고, 지금도 유지하고 있다.

바로 이러한 생각과 마음가짐이 어쩌면 지금의 유재석 씨가 있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생각한다. 데뷔 30주년에도 어제와 같은 하루라 생각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예능인. 웃기는 사람이 되어야지 우스운 사람이 되지 말자는 한 코미디언 이야기가 떠오른다. 유재석 씨는 매우 웃기는 사람임은 틀림없다.